이 찢어진 데님은 마치 야생 동물 떼와 처절한 전쟁을 치른 듯한 모습입니다. 뒷주머니 바로 아래부터 시작해 발목까지 쉴 새 없이 찢어진 걸 보면, 바지라고 부를 천 조각이라도 남아 있는 게 기적일 정도입니다. 이쯤 되면 아예 반바지로 만들어 버리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. 남은 데님이 실오라기 하나로 간신히 붙어 있는 수준이니까요.
이게 과감한 패션인지, 아니면 그저 숨통을 틔우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인지는 몰라도, 이 청바지만큼은 확실히 시선을 강탈합니다. 디스트레스드 데님이 유행인 건 맞지만, 이 청바지는 완전히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네요. 마치 ‘정글 탐험에서 막 살아 돌아온’ 듯한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돈을 더 줬을지도 모를 일입니다.